분류 전체보기44 위로의 꽃 이야기 사랑하는 나의 할머니가 2달간 누워계시다가 하늘나라로 가셨다. 어릴 적 할아버지를 떠나보낸 이후 거의 20년 만의 이별이다. 2달 동안 할머니를 뵈러 왔다 갔다 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했었고 부모님은 항상 장례 치를 준비를 하고 계셨다. 어릴 때는 내 슬픔이 가장 컸는데 어른이 되고 보니 아빠의 슬픔만 할까 싶었다. 나는 대전을 가는 동안 뒷자석에서 숨죽여 울고 있었다. 장례 직후 엄마 아빠의 결혼기념일도 있었고 나는 원래 꽃을 자주 사오니까. 화사한 꽃으로 집안의 분위기를 살리고 싶었다. 살렸나? 잘 모르겠다. 어쨌든 내 의도는 위로였으니, 이번 꽃은 위로의 꽃이다. 2024. 3. 26. 낙산사 이야기 내 짝꿍과 속초-양양 이 쪽을 4번 정도 다녀온 거 같은데 한 번 빼고 다 즉흥이었다. 심지어 만나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약간의 어색함이 맴돌고 몸살이 났을 때도 냅다 속초로 차를 몰더라. 그렇게 눈치가 없던 친구였지만 지금은 눈치가 있어도 갑분 속초다. 2024년 01월 01일 새해 첫날 낙산사로 향했다. 일출 같은 거 못 본다. 자야 된다. 여유 있게 출발했는데 날씨가 좀 흐려서 그렇게 막히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왜 하필 낙산사인지는 모르겠다. 짝꿍은 무교, 나는 기독교. 열심히 종교 생활을 하거나 우리가 종교를 따지지는 않지만 왜 굳이 낙산사를 골랐을까. 절 입구에 호떡을 파는 트럭이 있었다. "서울에서 호떡 파는 거 보기 힘들지 않아?" "맞아. 우리 이따가 나오면서 사 먹자." 라고 .. 2024. 3. 26. 노란 튤립 이야기 내 짝꿍은 노란색 꽃을 많이 사줬었는데 한 번은 내가 화난 거 같다고 노란 튤립을 사 왔다. 근데 무슨 심정이었는지 그날따라 꽃말을 찾아보고 싶어서 찾아봤더니 헛된 사랑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그때는 섬세하지 못했던 짝꿍이라 미처 꽃말까지 생각하지 못했다고. 이 어처구니없는 꽃말 덕분에 웃으면서 풀고 넘어갔었지. 저 일화가 얼마나 웃겼는지 노란 튤립의 꽃말은 확실히 알아버렸다고. 그리고 얼마 전에 다홍색 장미와 노란 튤립을 사 왔는데 어찌나 잎이 크고 굵던지 아주 건강해 보였다. 예뻐서 샀지만 사용하기 애매했던 나의 화병에 담아보았다. 어울리는 듯 안 어울리는 듯. 그래도 적당히 휘어져 있는 모습이 너무 예뻤다. 가장 재미있는 사실은 짝꿍은 잘못했을 때 방패로 꽃을 사 온다는 것. 잘못을 많이 했었나. .. 2024. 3. 25. 여행 이야기의 시작 어릴 적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시절에 아빠가 바다를 보여줬는데 그 이후로 나는 바다를 검은색이라고 말하고 다녔다고 한다. 아빠는 바빴고 차가 막히는 게 싫었던 나머지 밤바다를 보여준 것이다. 그 이후에 바다를 제대로 느낀 건 교회에서 놀러 갔을 때. 매년 여름마다 동해 바다에서 오징어 잡기도 하고 회도 먹고 복숭아랑 옥수수도 마음껏 먹었었다. 이것도 초등학교까지의 이야기이고 중학생부터인가 바다는 보기 힘들었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가 아니라 그냥 갈 기회가 없었다고나 할까. 하도 여행을 다니지 않다 보니까 나는 서울 촌년이 되어있었고 한국의 지리도 잘 모르겠더라. 시골이래 봤자 대전이었고 대전도 나의 가족이 사는 동네만 알고 있었다. 짧아도 좋으니 많은 곳을 다니고 싶었고 특히나 한국의 곳곳을 돌아다니고 .. 2024. 3. 25. 이전 1 2 3 4 5 6 7 8 ··· 1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