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F 야.
MBTI 지표에서 F는 Feeling, T는 Thinking을 의미.
위키백과에 따르면 F는 관계와 사람 위주로 판단을 하고 T는 사실과 진실 위주로 판단을 한다.
나는 F 이고 친구는 T 이다.
성향이 다른 나와 그 친구는 몇시간씩 수다를 떨다 보면 부딪히는 일이 잦았는데
언제부터인지 친구랑 내가 섞이기 시작했다. 물들었다.
나는 내가 F 인지 T 인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중간 성향을 가진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근데 친구는 F 성향을 부정적으로 보았다. 자기는 극 T 라면서 약간 부인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왜 감정에 기반한 판단을 부정적으로 보는건지, 관계나 사람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지 궁금했다.
예전 일을 회상하면서 글을 쓰는 중인데 지금 생각해보니 친구에게 명확한 이유를 들은 적도 없다.
친구는 친구고, 나는 이런 성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성과 감정에 어떤 차이를 생각하기 보다는 감정, 사람과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아주 명확하게 나의 확증편향과 F 성향이 드러나는 부분일 수 있지만
내가 느끼기에 여태껏 살아오면서 사람과의 관계는 너무 중요했고 인간이 느끼는 감정은 소중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홀로 무언가를 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했다.
그리고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회사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동료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다.
감정은 전이되고 우리는 분명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을 구분한다.
모두가 웃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관계를 생각한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말만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사람과 상황을 고려하여 적절한 어조와 표현을 사용하여 필요하고 해야 할 말을 해주면 좋겠다 정도이다.
아마 친구가 오해하는 부분은 이 지점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감정을 잘 헤아리는 것도 어려우면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느끼는 감정이 억울함인지 분노인지 질투인지. 복잡한 감정을 하나하나 풀어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확인하며 나를 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감정을 나누어 어떠한 감정이 있는지
그리고 내가 느끼는 감정에 이름표를 붙이고
그것을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면 그 사람은 본인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
나중에 내가 결혼을 하고 가정이 생긴다면
외출 후 돌아왔을 때 나의 가족에게 하루의 일과 감정을 물어봐주고 싶다.
오늘 무엇을 느꼈고 거기서 무엇을 배웠는지를 궁금해하는 배우자이자 부모가 되고 싶다.